1. 새벽부터 바투르 산 지프투어 참가하기(Hava Ubud 감동의 조식 박스)
우붓에 도착한 첫날은 특별한 일정이 없어 혹시나 예약해 두었던 마사지도 받고, 맛있는 폭립도 먹었다. 하지만 우붓에서의 둘째 날이자 8일 차인 오늘은 새벽 2시 30분부터 힘든 일정을 시작해야 했다. 바로 발리 대표 투어 중 하나인 바투르 산 지프투어 일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날 오후에 미리 호텔 프런트에 연락해 다음날 새벽에 출발할 조식을 박스로 챙겨줄 수 있냐고 물어봤고, 친절한 직원분이 아침에 로비 앞에 준비해 놓겠다고 했다.
그래서 받은 아침 조식세트! 비록 연락했던 직원 대신 새벽 근무를 하는 직원이 챙겨주었지만 Hava Ubud 호텔의 친절함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차가 오기 직전까지 소나기 같은 비가 와서 혹시 투어가 취소될까 걱정했지만 오후 3시 30분에 맞춰 호텔 로비 앞에 픽업차량이 도착했다.
운전해 주는 가이드가 새벽에 기온이 많이 떨어지니 따뜻하게 입고 오라고 신신당부를 해서, 얇은 경량패딩을 챙겼다. 차를 타고 가는 순간에도 날씨가 더워 설마 이 옷을 입을 필요가 있을까 고민을 했다. 베이스캠프인 우붓에서 바투르 산 입구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우리는 늦잠을 잘까 잠을 설친 상태라 그대로 1시간을 차에서 곯아떨어졌다.
2. 감동의 바투르 산 지프투어
1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지프투어 차고지에서 우리가 탈 지프로 갈아타고, 수십대가 넘는 지프투어 행렬에 맞추어 산 중턱까지 이동했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상황이라 많이 덜컹거리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이미 도착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가이드 말대로 날씨가 급격하게 쌀쌀해져 경량 패딩을 입지 않았더라면 지독한 감기에 걸릴 것 같았다. 꼭 지프투어를 한다면 최소 긴팔 후드티는 필수!
다른 투어업체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가이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샌드위치를 아침으로 챙겨주었다. 우리는 호텔에서 가져온 조식이 있어서 커피만 마셨다. 30분 정도 커피를 마시며 추위를 이겨내자 조금씩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우와! 서서히 해가 떠오르자 지프투어를 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차 위로 올라가 자리를 잡고 앉아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댔다. 우리도 해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순간을 최대한 열심히 담았다.
항상 멋진 사진을 찍으면 카메라가 뷰를 못 담는다는 말처럼 정말 바투르 산에서 내려다본 자연의 아름다움과 강렬한 태양은 비록 구름이 살짝 가려 완벽한 일출을 보지 못했더라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해가 다 뜨자 어둠 속에서 가려져있던 수많은 지프투어 차들이 보였고 이 모습마저도 예뻤다. 그렇게 해가 완전히 다 뜰 때까지 열심히 사진을 찍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다음 일정으로 용암지대 구경을 시작했다.
3. 바투르 산 용암지대 구경
지프투어를 매우 만족하는 표정을 짓고 있으니, 가이드가 이번에는 새로운 뷰를 보여주겠다며 용암투어를 시작했다. 용암투어는 탔던 지프를 그대로 이용해 15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한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이는 투어 지역의 실제 모습은 생각 외로 아주 한적한 시골 마을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가이드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 지역 사람들의 대부분은 본업으로 농업일을 하고 있고, 부업으로 바투르 산 가이드를 한다고 했다. 가이드도 그중 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지프투어로 일출을 보는 것만큼이나 이 지역의 초록초록한 자연 그대로의 뷰도 정말 좋다고 말했더니 가이드도 좋아했다.
그렇게 15분을 달려 초록초록한 자연만 있을 것 같은 지역에 시커먼 용암이 지나간 자리로 뒤덮인 지역에 도착했다. 가이드가 이곳은 돌이 현무암이라 조금만 발을 잘못 디디면 곧바로 상처를 크게 입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했다.
발리에서 누군가 쌓아 올린 돌탑도 찍고, 크리스마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이드가 센스 있게 루돌프 머리띠를 챙겨 와 예쁜 사진도 남겼다.
마지막으로 알록달록한 차를 한데 모아 인스타 감성의 사진도 남기고, 다음 일정인 뜨갈랄랑이 있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4. 뜨갈랄랑 구경하며 점심 먹기(Feat. Tis Cafe)
새벽 3시부터 하루를 일찍 시작하고 아침도 화장실 때문에 곤란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돼 많이 먹지도 못하다 보니, 배가 무척이나 고팠다. 다행히 투어의 마지막 일정으로 우붓 Tis Cafe에서 점심도 먹으며 뜨갈랄랑의 멋진 뷰도 볼 수 있다고 해서 용암지대에서 30분 정도 달려 도착했다.
우붓의 Tis Cafe는 우붓에서 가장 유명한 계단식 논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는 명소로 구글맵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Cafe이다. 입구에서부터 슬쩍 보이는 뜨갈랄랑에 좋은 자리가 있기를 바라며 직원의 안내를 받아 내려갔다.
자리를 배정받기도 전이었지만 뜨갈랄랑의 멋진 뷰 때문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산비탈을 계단식으로 깎은 공간마다 노랗게 익은 벼가 너무나도 예쁜 장관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추수 시즌이라 몇몇 농부들은 벼를 베는 일을 하고 있었고, 혹시나 방해될까 카페에서 구경하는 모든 사람들이 음악이나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운 좋게 테라스 자리를 배정받아 마음껏 뜨갈랄랑을 찍을 수 있었고, Tis Cafe에 마련된 수영장도 시간당 유료이지만 투어로 예약하면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가이드와 의사소통에 오해가 있어 수영복을 챙겨 왔지만 수영을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인스타에서 본 뜨갈랄랑을 호수에 반사된 것처럼 하는 착시효과 샷을 남겨보았다. 스마트폰 두 개를 활용해 반사각도를 정말 잘 맞추면 이런 멋진 뷰가 나오니 꼭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점심 메뉴로는 우붓에서 재배되는 대표 농산물인 양파로 만든 양파 튀김과 알리오 올리오 그리고 시원한 음료수를 먹으며 한참 동안을 뜨갈랄랑을 마음껏 구경했다. 우붓에서만 느낄 수 있는 초록초록한 에너지 덕분인지 기분이 정말 좋아졌다.
5. Hava Ubud 호텔 수영장 이용하기(수경은 필수..ㅠ)
그렇게 매우 만족하는 바루트 지프투어 패키지를 끝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Tis Cafe에서 하지 못한 수영을 호텔에서 즐기기로 했다. 썬베드는 무료이용이고 별도로 예약을 하지 않아도 돼서 곧바로 수영하러 뛰어들었다.
풀장은 수영하기에 좋은 수심을 유지하고 있었고, 낮 시간에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사람도 없어서 좋았다. 다만 수영하는 대부분이 수경을 끼고 했지만 나는 수경을 가져오지 않아서 그냥 수영을 했는데, 이것이 화근이었다. 처음에는 눈에 물이 들어가서 눈이 뻐근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눈을 비벼댔는데 알고 봤더니 눈에 염증이 나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한참을 더 수영을 하다 눈이 충혈된 것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 숙소에 곧장 들어가 깨끗한 물로 씻어냈다. 여행 마지막에 혹시 병원을 가야 할까 엄청 조마조마했지만 한 시간 정도 안약을 바르고 휴식을 취한 덕분에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다음에 해외여행 갈 때는 무조건 수경을 챙겨야겠다!
6. 해 질 때까지 걸어서 우붓 구경하기(Feat. 짬뿌 한 릿지 워크)
시원한 숙소에서 뜨거운 오후를 피하고 해가 지기 시작하는 6시가 되어, 걸어서 우붓을 구경하고 싶어졌다. 근처 해 질 녘을 구경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보니 구글 맵에 짬뿌 한 릿지 워크(Campuhan Ridge Walk)가 괜찮다고 해서 카메라와 지갑만 챙겨 곧바로 출발했다.
예상대로 우붓의 러시아워 시간이 겹쳐 스쿠터도 정체가 극심한 지역도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스미냑에서 우붓을 픽업하는 기사님이 러시아워 시간에 잘못 걸리면 평소에 40분 거리를 6시간까지도 걸린 적이 있다고 한다. 발리의 교통체증은 정말 내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이었고, 대한민국의 교통 인프라가 새삼 얼마나 좋은지 반대로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짬뿌 한 도착! 여기서부터 구글맵을 잘 보고 가야 한다.
조금만 들어가면 곧바로 갈래길이 나오는데 IBAH 간판을 기준으로 왼쪽 길로 가야 한다. 오른쪽은 숙소로 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산책길. 인터넷에는 일몰 맛집으로 인기가 있다고 하는데, 가는 내내 어딜 둘러봐도 해 질 녘을 볼 수 있는 언덕이나 뷰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습한 풀 숲 속을 지나다 보니 모기나 벌레가 많아서 조금 더 들어갔다가는 온몸이 가려울 것 같아 중간쯤에 포기하고 저녁을 먹기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저녁보다는 아침에 트레킹을 하는 정도로 이용하면 좋은 코스 같았다.
7. 드디어 고랭의 늪에서 벗어나다 (You&Mie Ubud)
개인적으로 해외여행을 가면 한식이 필요 없을 만큼 그 나라 음식을 잘 먹지만 발리에서 8일 정도 거의 매일 미고랭 아니면 나시고랭을 먹다 보니 색다른 음식이 간절했다. 그래서 구글맵을 열심히 뒤져 고랭이 아닌 다른 메뉴를 찾고 찾다 완탕면을 파는 로컬 맛집을 발견하고 곧바로 스쿠터를 불러 이동했다.
로컬 음식점이라 에어컨이 없어 조금 덥긴 했지만, 완탕면 하나와 후라이드 치킨 하나를 주문했다.
이 후라이드 치킨은 꼭 먹어야 한다. 바싹한 튀김의 식감과 짭조름한 치킨의 맛이 일품이었다.
그리고 You&Mie 대표메뉴인 완탕면이 나왔다. 한국 사람임을 알고 사장님이 매운 고추 토핑을 추가로 주셨는데, 굳이 고추를 넣지 않더라도 완탕면 특유의 시원한 맛이 고랭에서 느낄 수 없는 맛이라서 좋았다. 아무래도 뜨거운 음식을 먹다 보니 냉방이 안 돼 더운 것을 제외하고는 발리에서의 음식이 물린다고 생각할 때 꼭 한번 들러야 하는 필수 맛집이다.
8. 우붓 메인스트리트 구경하며 쇼핑하기
You&Mie 식당이 우붓 메인 스트리트에 위치해 있어 밥 먹고 소화도 시키고, 쇼핑도 할 겸 걷다가 숙소에 들어가기로 했다. 스미냑 보다는 도로 상황이 좋아서 인도로 걸을 때 좁고 위험하지 않아서 좋았다.
지나가다 노상에서 기념품을 팔고 있어 기념으로 자석도 몇 개 구매했다. 나름 흥정한다고 했는데 생각해 보면 눈퉁이를 맞은 것 같다.
그리고 우붓에 들렀다면 꼭 가봐야 한다는 'Ticket to the moon'. 사실 무엇을 파는 가게인 줄 몰라서 와이프를 따라 입장했는데, 슬링백이라고 하는 일상용 가방을 판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 산다고 하는데, 실제로 가격도 저렴했고 디자인이나 색상도 다양해 실용성이 매우 좋아 보였다. 우리도 캠핑이나 나들이 갈 때 사용할 용도로 큰 사이즈 하나와 중간 사이즈 하나를 각각 구매했다. (18,000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구경한 'BALI TEAKY'.
생활용품점이었는데, 수제로 만든 나무젓가락과 각종 도마 등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집에서 실제로 긴 젓가락이 필요하기도 해서 하나 기념으로 구매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편의점에 들러 숙소에서 먹을 맥주와 주전부리를 사서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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