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겨울, 집에서 딸기를 키워보고 싶어서 네이버에서 설향딸기 모종을 하나 주문했다. 1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래도 작년 겨울에 조그마한 딸기 몇 개를 수확할 수 있었는데,
딸기를 그대로 심으면 다시 딸기가 날까?
하는 궁금증에 수확한 딸기 몇 개를 다시 그대로 심어봤다. 가끔씩 겉 흙이 마르면 물이나 조금씩 줬었는데 반응도 없는 것 같아 큰 관심도 없이 두 달 여를 보냈다.
그러다 지난달 엄청난 양의 딸기 싹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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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이사준비
딸기를 통째로 심어서 그런지 싹도 한 곳에서 몰아서 났다. 이럴 줄 알았으면 군데군데 심어놓을걸..ㅎ
홈 가드닝을 생활화하시는 장모님께 여쭤보니 이 시기에 모종 트레이에 옮겨 심어야 한다고 하셨다.
모종 트레이로의 분갈이를 위해 일차로 홈플러스에서 샀던 배양토, 블랙마사토, 방수커버팩(흙이 방바닥에 떨어지면 혼남..), 그리고 모종삽을 준비했다.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방수커버팩을 먼저 깔았다.
마사토 깔기
마침 마사토 커버 뒤에 분갈이 가이드가 있어, 이 중에 첫 번째 단계(부직포로 화분 구멍을 막아주는 것)만 제외하고 이 방식대로 옮겨심기로 했다. (너무 구멍이 작아서 굳이 필요가 없었음)
마사토를 쓰는 이유를 검색해 보니 배수를 잘 도으며, 흙의 통기성을 위해서라고 하던데, 마사토를 쓰지 않으면 흙이 단단해져 뿌리가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해서 적당한 양으로 배분해서 채워 넣었다.
배양토 채우기
지난 10월에 토마토 분갈이 때 쓰다 남은 배양토가 있어 오래간만에 열었는데도 상태가 좋았다.
모종삽으로 조금씩 덜어서 모종트레이에 옮겼다.
정말 홈 가드닝을 할 때 방수커버팩은 필수다.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주변에 흙이 엄청 떨어졌다.
배양토는 나중에 모종을 옮겨 심은 후 물을 뿌리면 흙이 압축되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해 넉넉하게 채워 넣었다.
이제 이사를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다!
딸기 모종트레이에 옮겨심기
처음에 모종삽으로 떠서 옮겨 심으려고 했는데, 싹이 너무 작아 삽으로 했다간 뿌리가 다 끊어질 것 같아 와이프의 아이디어로 핀셋을 동원했다.
이렇게 1차로 뿌리가 상하지 않게 핀셋으로 딸기 싹들을 뽑아낸 다음 엉켜있는 싹들을 분리했다.
그리고 이렇게 핀셋신공으로 싹을 하나씩 안전하게 옮겨 심었다.
싹이 약해 핀셋으로 세게 집을 수도 없고 워낙 한 곳에서 싹이 몰아서 나다 보니 낚싯줄 엉킨 것 마냥 하나씩 풀어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도 30분 만에 이사 대성공!
물 주기
성공적으로 이사를 했으니 이제 마지막 단계인 물 주기!
아무리 호스를 약하게 틀어도 흙 구조가 다 변형될 것 같아 분무기에 물을 담아서 구멍 하나씩 듬뿍 물을 줬다.
물 다 주고 나서 인증샷 찍으려고 카메라를 켰을때, 이 조그마한 싹에서 물을 품고 있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귀여워 확대해서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좀 더 크면 더 넓은 집으로 옮겨줄게!! 올해 딸기 수확 꼭 성공하자!
ㅎㅎ 엄마 딸기처럼 무럭무럭 잘 커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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